손실보전 방안 마련 놓고 고심…주가하락ㆍ배임소송도 걱정
 | 김동수(왼쪽) 공정거래위원장이 6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유통 분야 동반성장을 위한 CEO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다음달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TV홈쇼핑에 납품하는 중소업체 판매수수료를 현재보다 3∼7%포인트 낮추기로 합의 했다. /김동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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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세에 백기(?)를 들었다.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등 11개 유통사 CEO들은 6일 서울 은행회관 16층 뱅커스 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동수 공정위원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판매수수료를 3~7%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공정위의 요구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수용한 것이다.
수수료 인하는 다음달부터 바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유통업계는 구체적인 손해액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연 50억원 미만을 납품하는 업체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백화점의 경우 롯데가 약 500억원 이상, 현대와 신세계가 각각 약 25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줄어든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문제는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보는 업체에 대한 기준이다. 공정위는 세부적인 판매수수료 인하 폭과 인하대상이 되는 중소업체를 유통업체들이 실정에 맞게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일단 중소기업법상 도소매 업체의 경우 연 매출 200억 미만인 곳이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소업체 기준을 해당 업체의 연 매출로 삼을 것인지, 유통업체별 납품 액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혜택을 받는 기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백화점 업계가 50억 미만 업체를 기준으로 삼았는데 A업체가 롯데에 50억원 어치의 물량을 납품하고 신세계에 80억원을 납품하면 이 업체는 롯데에서만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이번 수수료 인하 조치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 보전 방안마련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영업활동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면서 “판촉행사를 줄여서 영업비용을 낮춰 손해를 메우는 식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을 염려한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도 골치거리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8월 26일 공정위가 대형유통업체에 판매수수료를 인하하라고 권고한 소식에 백화점 빅3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면서 주가가 하락했었다”면서 “손실이 뻔한 상황에서 돈을 회수하는 투자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내외 주주들이 해당업체 대표들을 ‘업무상 배임’행위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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