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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등학교서도 'AI 부정행위' 터졌다…"전원 재시험 결정"

학생들 AI로 수행평가 답안 작성

학교 측 "종이 기반 재시험 치러"

대학가 'AI 커닝 논란'이 고교까지

교육청 활용 지침은 2년째 제자리

"명확한 기준 마련·윤리교육 시급"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시험에서 인공지능(AI)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고등학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적발됐다. 대학뿐만 아니라 초중등 교육에서도 AI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초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 2학년 국어 수행평가에서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했다. 시험은 교육청이 학교에 배부한 태블릿PC ‘디벗’을 통해 책 줄거리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시험을 감독하던 교사는 한 학생의 화면에 ‘구글 클래스룸’이 아닌 다른 페이지가 열린 것을 목격했고 접속 기록을 확인한 결과 1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일부 학생들의 답안 분량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은 AI로부터 받은 답변을 옮겨 적거나 메모장에 미리 써둔 내용을 붙여 넣었다고 자백했다.

학교는 형평성을 고려해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절차에 따라 기존 평가를 무효로 하고 종이 기반으로 재평가를 실시했다. 학교 측은 “사전에 AI 사용 금지 방침을 공지했다”며 “부정행위를 한 학생을 특정하기 어려워 전원 재시험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대학가에서도 AI 관련 부정행위가 연이어 적발됐다. 지난달 600여 명이 수강하는 연세대 ‘자연어 처리와 챗GPT’ 수업 중간고사에서는 상당수 학생이 AI 프로그램으로 답안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비대면 시험 과정에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학생의 모습을 촬영하도록 했는데, 화면에 다른 프로그램을 띄우거나 촬영 각도를 조정한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서울대 교양 과목 ‘통계학실험’ 중간고사에서도 다수 학생의 답안에서 AI로 생성된 코드가 발견됐다. 서울대 측은 해당 시험 성적을 전면 무효 처리했다.

특히 고등학교 수행평가나 과제는 대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공정성 문제가 더욱 크다. 그러나 AI를 사용하면 1시간 동안 고민할 과제를 10초 만에 해결할 수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는 ‘AI를 안 쓰면 바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 박 모(26) 씨는 “발표 수행평가를 내줬는데 교실에서 버젓이 챗GPT로 프레젠테이션(PPT)을 만들거나 자료조사를 한다”며 “다들 당연하게 쓰는 분위기라 막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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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학교 현장에서 AI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초중고 학생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3년 배포한 ‘학교급별 생성형 AI 활용 지침’을 현재까지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1페이지 분량의 지침에는 △생성형 AI 서비스 사용 시 약관을 통한 이용 가능 연령 확인 △사전에 생성형 AI 원리와 한계·AI 윤리에 대한 학생 교육 실시 등이 담겼을 뿐 구체적 내용은 명시돼 있지 않다. 학생들이 AI의 답변을 그대로 수행평가에 제출해도 사실상 교사들이 제재하기 어려운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학생들의 AI 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하는 만큼 명확한 사용 기준 마련과 윤리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부는 10일 ‘모두를 위한 AI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초중고의 AI 교육 시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들은 AI의 답변을 여과 없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분석력과 창의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초중고 교육과정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각각 다르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용 요약 등 단순 작업에 한해서만 AI 활용을 허용하는 등 구체적인 규정이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AI 에듀테크 공교육 도입 및 활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내년 개학 전 각 학교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교육부는 올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연구를 토대로 초중고교 대상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독] 고등학교서도 'AI 부정행위' 터졌다… '전원 재시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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