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인스타그램식 피드 기능을 도입한 뒤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11일 발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편된 카톡 버전을 사용 중인 이용자 90.1%가 “보고 싶지 않은 친구 소식까지 자동으로 노출돼 피로하다”고 답했다. 이는 카톡이 최근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 피드처럼 바꿔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메시지 변동 내역을 자동으로 띄우는 구조로 개편했기 때문이다.
응답자의 90.9%는 “내 활동이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반면 “친구들 소식에 하트나 댓글로 소통할 수 있어서 편하다”는 긍정적 의견은 20.9%, “친구 근황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편하다”는 응답도 20.5%에 그쳤다.
카톡 이용자의 79.7%는 친구 탭 개편 이전 버전으로 되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대학생층(20대)의 불편 비율은 82%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
반면 최근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을 기존 5분에서 24시간으로 대폭 연장한 기능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응답자 84.3%가 “실수를 바로잡을 여지가 커져 마음이 편하다”고 답했다. 또 “메신저의 삭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응답도 80.6%로 집계됐다.
다만 “책임을 회피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67.5%)거나 “대화 내용이 바뀌거나 사라져 대화 상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 같다”(50.6%)는 우려도 있었다.
카카오가 챗GPT 등 인공지능(AI) 기능을 추가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화 전략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평가가 우세했다. 응답자의 86.1%가 “너무 많은 기능을 담아 복잡하고 혼란스럽다”고 답했다. “미디어 환경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응답은 61.2%, “더 편리해졌다”는 긍정 평가는 38.1%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카카오톡 이용 경험이 있는 20~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ihilin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