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가 국경지대의 대규모 온라인 사기(스캠) 단지를 급습하자 범죄조직원과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태국으로 넘어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 국적자로 파악됐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 당국은 최근 자국 최대 규모의 스캠 단지인 'KK 파크'를 전격 단속했다. 단속 직후 수백 명이 국경을 넘어 태국 메솟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딱주(州) 정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4일 오전까지 최소 1049명이 미얀마에서 넘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오전 기준 677명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도착자 가운데는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미얀마, 태국 등 10여 개국 출신 외국인이 포함됐지만, 태국 이민국은 "대부분 중국인 남성"이라고 밝혔다.
사와닛 수리야쿨 나 아유타야 태국 딱주 부지사는 "입국자 대부분이 KK 파크에서 일했던 인물로 보인다"며 "인신매매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가 아닌 경우 불법 월경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KK 파크'는 미얀마·태국·라오스 접경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에 위치해 있으며 최근 몇 년 사이 스캠 조직의 주요 거점으로 급성장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미얀마와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 스캠 조직들이 한국, 일본,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약 370억 달러(한화 약 52조 5000억 원)를 갈취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미얀마 군부의 단속은 그 거대한 범죄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단속을 피해 도주 중인 일부 근로자들은 인신매매로 강제 유입된 피해자이지만 또 다른 일부는 고수익을 좇아 자발적으로 스캠 조직에 합류한 인물들로 알려졌다.
태국 공영방송 타이 PBS는 지난 23일 방송에서 스캠 근로자들이 스티로폼 상자를 붙여 만든 뗏목으로 미얀마와 태국 사이를 흐르는 모에이 강을 건너는 장면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강한 물살에 휩쓸려 익사한 중국인도 다수 발생했다.
한편 태국 정부는 불법 입국자들 가운데 인신매매 피해자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얀마 당국과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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