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230년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포천시의 ‘포천 오리나무’가 지난 7월 기록적인 폭우로 부러져 국가유산에서 해제된다.
9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최근 열린 자연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포천 초과리 오리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가 결정됐다.
높이가 21.7m에 달했던 이 나무는 크기와 둘레가 월등하고 고유한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 2019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오리나무 중에서는 유일한 천연기념물이었다.
예전부터 마을 주민들의 쉼터로서 기능하며 민속학적 가치 또한 큰 것으로 여겨졌으나 지난 7월 21~22일 경기 북부 지역에 이어진 집중호우로 나무 밑동이 뿌리째 뽑히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에 전문가들로부터 접합이나 치료를 통한 소생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국가유산청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포천시와 부러진 나무의 처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연유산위원회에서는 나무 일부를 학술·교육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초과리 오리나무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후계목을 생산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국가유산청은 조만간 정부 관보를 통해 천연기념물 지정 해제 사실을 예고할 계획이다.
앞서 통일신라시대 대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치원(857∼?)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던 합천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는 2019년 태풍 링링으로 쓰러져 천연기념물에서 지정 해제됐다.
이 밖에도 완도 예작도 감탕나무와 옹진 백령도 연화리 무궁화 등이 태풍의 영향으로 수세가 급격히 약화되면서 각각 천연기념물 목록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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