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이메일보내기

경제 · 금융경제동향
공급 하세월인데···금리만 올린다고 집값 잡힐까

금리-집값 상관관계 갈수록 줄어

1%P 올려야 이자부담 5.4조 증가

변동금리 많아 단기간 인상도 쉽잖아

수요 많은 수도권 재건축 허가 등

"실효성 있는 공급대책이 해법" 지적

한은 금통위 / 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지만 집값 폭등과 가계 빚 증가를 두고만 볼 수 없다는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각종 대출 규제에도 집값 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리만으로 고삐 풀린 부동산 시장을 제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한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제대로 된 공급 대책 없이 금리만 올린다면 금융 불균형은 계속 커지며 취약 계층의 어려움만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은행의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고승범 금통위원은 “역사적 경험을 보면 많은 경우 과도한 신용은 버블 생성과 붕괴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은행 건전성 약화를 초래해 실물경기를 악화시킨다”며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낸 이유를 밝혔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다른 금통위원들도 대부분 금융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고 위원조차 기준금리 인상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쉽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고 위원은 “자산 시장의 과도한 가격 상승 기대를 소폭의 금리 인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통화정책의 시그널링 효과 정도는 기대한다”고 털어놓았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만으로 ‘빚투’ 행진이 바로 멈추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생긴다면 추가 버블은 막지 않겠냐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투자로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의 현재가치가 낮아지면서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생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2017년 한국금융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금리 인상이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을 반대한 단 한 명의 금통위원도 “금리 인상이 주택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가계 부채 조정도 쉽지 않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가계 부채는 기준금리가 1%포인트 상승한 시점부터 증가세가 완화된다. 한은이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 상승만큼 주택 관련 대출 금리가 상승한다고 했을 때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은 1조 4,000억 원, 0.5%포인트 오를 경우 2조 7,000억 원이 증가한다. 1%포인트까지 올려야 5조 4,000억 원이 늘어난다. 6월 말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752조 2,419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0.25~0.50%포인트로는 가계 부채 조절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기준금리를 단기간에 올리기도 어렵다. 6월 예금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18.5%로 변동금리가 나머지 81.5%를 차지했다.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고정금리가 많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릴 때 한꺼번에 올릴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힘들다”며 “이미 부채가 있는 사람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 서서히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에서 부동산 문제 해법은 기준금리 인상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공급이라고 지적한다. 한은도 이번 주택 가격 상승 사이클이 7~8년으로 과거 2~4년에 비해 유례없는 수준으로 길어진 이유도 공급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통위에서도 주택 가격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각종 규제나 기준금리 인상이 아닌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요자들이 가장 원하는 서울 등 지역에 재건축 등을 통해서 새 아파트를 공급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7월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과거 데이터를 보면 규제 강화는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크지 않거나 일시적인 반면 주택 공급 확대는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효과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이종환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이종환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