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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산업 패권 전쟁 돌입···초격차 기술 메가플랜 서둘러야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지금 자국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이 함께 참석한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이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배터리·조선 등을 열거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규제 완화와 투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부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주력 산업의 발전 방안을 강조했지만 글로벌 산업 패권 전쟁에서 활로를 찾으려면 속도감 있는 대책 마련과 실행이 절실하다. 우리 주력 산업은 품목 편중과 제조업의 생태계 균열 등 다층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력 업종은 10년째 변함이 없고 메모리에 치우친 반도체처럼 업종마다 특정 품목의 쏠림이 심각하다. 제조업의 근간인 인재는 싹이 말라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반도체 인력 양성 현황을 점검하려고 찾은 서울대에서는 “장비 노후화로 멈추는 순간이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답이 돌아왔다. 대학들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관련 학과를 신설하려 해도 정원 규제로 엄두를 내지 못할 뿐 아니라 유능한 교수를 구하기도 힘들다. 패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지름길은 초격차 기술 확보인데 이를 위한 인재 양성의 터전이 붕괴되고 있는 셈이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가 2018년 한국을 향해 “세계에서 유례없는 규제가 많은 갈라파고스 국가”라고 비판했지만 외려 더 심한 규제들이 추가됐다.

K반도체·K배터리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학연 토털 지원 체계를 담은 ‘초격차 기술 육성 메가 플랜’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 국가의 명운을 걸고 제조업 생태계 기반을 새로 짜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권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선심 정책을 제시하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제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제조업이 뿌리부터 흔들리는데 지도자들이 권력만 탐닉해서야 국가의 지속 가능함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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