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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文 "주거 문제 송구" …양도세·재건축 족쇄 풀어야
“부동산 문제는 자신 있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번만큼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옮기는 실질적 공급 대책이 나와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그동안 24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은 시장이 아닌 이념의 잣대로만 봤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를 가진 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만 여기다 보니 보유세와 거래세 등 세금 폭탄을 동시다발적으로 터뜨리는 반(反)시장 정책에 집착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공급 확대 발언과 맞물려 당정 일부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 완화 방안이 거론된 것은 공급의 물꼬를 트기 위한 전향적 자세로 보인다.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반발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양도세 완화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일단 한걸음 물러섰지만 매물 잠김을 풀기 위해 세제 완화 카드가 등장한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정부는 6월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세 최고세율을 65%에서 75%로 올리기로 했는데 매물을 끌어내려면 중과 조치 유예보다는 한시 완화가 낫다. 그래야 정해진 시한에 물건을 팔려는 급매물들이 나올 수 있다. 1주택 장기 보유자에게 일시적으로라도 양도세 공제 혜택을 늘리면 시장의 수급이 원활해질 수 있다.



당정은 정책 효과를 차기 정부에 물려준다는 의지로 양도세 완화와 함께 민간 재건축의 족쇄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지난해 내놓은 공공 주도의 관제 재건축은 이미 실패한 카드로 판명됐다. 재건축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를 그대로 둔 채 양도세만 완화하는 것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선심성 정책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시장이 원하는 것은 숫자 놀음에 그치는 공급 확대가 아니라 수요가 있는 곳에 양질의 주택을 늘리는 대책임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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